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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마철의 짧은 감상
한담 | 2001. 8. 1. 00:00
이번의 장마는 "구멍난 하늘" 이란 말이 무슨 의미인지 가르쳐주는 듯 하다. 어떤 친구는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스콜이 발생하나보다고 했다. 호우, 강풍, 천둥번개... 베란다 밖으로 내다본 세상은 그 자체로 스펙터클한 자연다큐멘터리다.

비오는 날의 실내는 아늑하기 이를 데 없다. 그 어둡고 아늑한 실내에서 소파에 앉아 밖을 내다보면 극장에 온 듯한 느낌이다. 종단속도에 이른 빗방울, 그 셀 수 없이 많은 빗방울들이 지면을 때리는 소리는 소파에 뉘인 내 몸에 기분좋은 나른함을 가져온다. 점점 빗줄기는 굵어지고 바람의 외침이 들려오기 시작한다. 아파트촌의 동 사이사이를 칼과같은 날카로움으로 베고 지나가는 녀석의 기척은 나른함에 젖어있던 내 몸을 일으켜 창문을 두드리고 있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게 만든다. 그리고 검은 배경위로 지나가는 눈부신 보랏빛 광채, 뒤이어 오는 지축의 울림. 창가에 서서 그 조화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입가에 미소가 자리잡는다. 갑자기 내 앞에 가로막고 선 창이라는 것이 답답해져 열어버리면 들이치는 빗방울에 창가에 놓인 난초들까지도 젖어버린다. 젖어버린 난초들과 내 몸을 번갈아 보다보면 갑자기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이내 한바탕 폭소를 터뜨린다.

다시 소파로 돌아가 그 안락함에 몸을 맡기고 기분좋은 졸음에 빠진다.

 
 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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